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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2.22

2026.02.21 (Sat)
바바라 바레스에서 벤 바레스로, 그것이 여성 과학자에 대한 편견이든 젠더든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것들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을 견지해 나간 사람. 지금보다도 더 경직된 시간에 살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물론 그도 자신이 바바라가 아니라 벤인 것을 깨닫고 인정하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성 정체성이라는 개념을 알게 된 순간, 그는 지금껏 자신을 괴롭혀 온 것의 실체 또한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는 두렵지 않았다. 일말의 두려움을 없애준 것은 그를 지지해준 수많은 가족, 친구, 동료들이었다. 생의 끝자락에서 돌이켜 보았을 때 진정으로 멋진 삶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벤 바레스는 그것까지 해내고 말았다. 물론 그의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젠더가 언제나 불안정하다고 느꼈고 이로부터 실존의 회의감을 수차례 느꼈다. 그러나 그런 불안의 틈 사이에는 자기 확신이 들어차 있었다. 그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자각하고 성 전환 수술을 결정한 것도, 주변에 이 사실을 알렸던 것도, 그리고 남성으로 다시 태어난 이후에도 지금껏 이루어왔던 자신의 삶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모두 그 안에 있는 단단한 자기 확신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벤 바레스는 자신이 연구한 신경아교세포나 별아교세포가 갖는 의미에도 수많은 젊은 과학자들의 과감한 도전에도 강한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견지해 나가는 힘도. 비록 신경과학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이 세상에 더욱 크고 좋은 영향을 가져왔을 게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과학적, 의학적인 것 외에도 성 소수자, 특히나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식이 더욱 빠르게 변화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소수자, 특히나 트랜스젠더와 이주민에 대한 인식이 이전보다도 후퇴하는 것만 같은 지금, 이 책을 읽으며 그의 부재가 유독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