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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3.21

2026.03.13 (Fri)
요아킴 트리에 / 2025 / 2h 13m 상상마당 시네마 - 시작 부분이 좋았다. 아주 먼 과거부터 노라의 어린 시절까지 집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는 부분. 바닥을 긁는 문, 춤을 추는 사람들, 싸우는 소리 등을 집의 시점으로 보여준 시퀀스가 좋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노라의 무대공포증을 보여주는 장면도 노라가 무대 위로 올라갈듯 말듯한 연출을 하며 긴장감을 잘 표현했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이후로 영화에 집중을 잘 못했다. 초반에 피곤해서 졸기도 했지만 그냥 마음이 조금 붕 뜬 느낌이었다. 하지만 뒷부분에 ”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왜 너는 망가지지 않았어?“ 라는 노라의 대사를 듣고는 붕 떠있던 마음이 울렁거리며 눈물이 나왔다. 아 맞다. 생각해보니 <더 웨일>을 볼 때도 이랬었지. 너무 몰입할 거 같아 방어기제처럼 무의식적으로 몰입하지 않고 보려고 했었나보다. 그러다 영화가 끝에 다다르면 결국 못참고 눈물 흘리면서 일본 만화 대사마냥 어라? 어째서 눈물이?라고 혼잣말을 하게 되는 패턴이라니.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도 마음이 계속 울렁거리고 소란스러웠다. 정확히 뭐라고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센티멘탈 밸류>는 처음부터 끝까지 집에 대해 이야기한다. 집이라는게 무엇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집을 갖고싶다. 영화는, 그리고 예술은 인간의 공감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는 외계인을 만나본 적도, 마피아가 되어본 적도, 좀비에게 물려본 적도 없지만, 인간이 갖고 있는 ‘어떠한 감정’은 느껴본 적이 있다. 그래서 우린 그런 영화들에도 공감하며 울고 웃을 수 있다. 때로는 가상을 다룬 비현실적인 영화가 사실적이고 단순한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을 담고 많은 것을 전달할 때도 있다. 구스타브의 시나리오도 그렇다. 오랜만에 딸을 찾아온 구스타브는 딸들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싶어하지만 정학한 말로 설명하지 못한다. 대신 영화 시나리오를 읽어달라고 한다. 그리고 그 시나리오에는 정말 많은 것들이 담겨있었다. 예술이 만능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예술만이 사람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하는 건 오만이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때때로 확실히 그런 역할을 한다는 게 내가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노래를 듣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