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3.22

2026.03.21 (Sat)
꿈과 현실의 경계에 사는 여자, 파프리카. 그렇지만 꿈과 현실이 무너진 세계를 바로잡은 건 파프리카가 아니라 아츠코였다. 그게 무얼 의미하는 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겉도는 기분이었다. 나는 총천연색으로 펼쳐지는 토키타와 히무로의 꿈을 멍하니 관람했고 코나카와 경감의 트라우마가 해소되는 걸 보며 박수를 쳤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관객이었다. 나는 파프리카가 되고 싶었던 것도 같은데, 영화는 자꾸만 나를 멀리멀리 밀어냈다. 과학이 꿈의 세계마저 삼키려고 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한 이사장이 결국 하고 싶었던 게 고작 꿈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것이 맞았을까? 내가 이해한 것이 맞을까? 남들은 불쾌했다는 장면들을 보면서도 나는 무감했다….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내 꿈은 언제나 꿈이었고 현실은 언제나 현실이었다. 꿈과 현실이 애매한 순간에도 나는 파프리카처럼 그 상황을 갖고 놀기보다는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느라 애를 썼다. 나는 발랄하고 통통 튀는 파프리카도 아니고 냉철하고 똑똑한 아츠코는 더욱 아니다. 소장도, 경감도, 이사장도 내가 아니고 토키타나 히무로도 아니다. 나는 기댈 이 하나 없는 이 영화를 보며 아무 것도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낯설다는 감정마저도. 일본에 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본 영화였는데, SF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본 영화였는데 나는 일본으로부터도 SF로부터도 멀어진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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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