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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공개 ・ 03.31 ・ 스포일러 포함

2026.03.30 (Mon)
이 시집은 주로 슬픔이라는 감정에 걸맞지 않은 나무, 물, 작약, 버드나무, 나비, 벽돌, 방, 뱀, 정원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일상의 경계에서 담은 이야기들로, 슬픔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것들로 표현하고 싶어 여름에 보고 느낄 수 있는 소재로 쓴 게 아닐까? 아니면 슬픔을 온몸으로 느낄 수도 있게 슬픔을 인정하고 환대해 보는 건 아닐까? 뭐가 정답인진 모르겠고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난 그저 이런 추측을 해본다. 슬픔을 주로 다룬 이 시집의 내용은 슬픔이라는 감정과 어울리지 않다고 느껴질 순 있어도 작가만의 감정을 전달하는 방법, 담담하게 쓰고자 했던 의도를 생각하며 읽어보면 이해가 되는 것도 같다. 또, 이 시집을 읽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게 되는데 몰입하면 저 아래 물속 작약과 버드나무, 나비를 지나 저 깊은 나의 마음 속 어딘가로 정착하게 된다. 작가의 풍성하고 찬란하고 예쁜 표현력을 가져와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졌다! 책을 더 열심히 읽게 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생겨 기쁘다 😉 아래는 읽고 기억에 남았던 시를 인용구와 함께 나의 감정과 해석으로 기록해 보았다. 1. <나는 물에 잠겨 있다> 💧 -> ’끝내 하지 못한 말들이 물고기떼처럼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 마지막 구절의 이 표현이 전하지 못해 내 안에 고여버린 말들이 생각났다. 다들 요즘 누구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은가? 2. <아름다운 버드나무 가지는 물에 잠겼네> 🩴 -> 우리가 억지로 털어내려 애를 썼던 슬픔들도 어쩌면 저 물속 어딘가에 신발처럼 덩그러니 놓여있는 게 아닐까? 3. <나는 버드나무가 좋아서> 🍃 -> 내 안의 아픈 마음들을 억지로 데려와 지우는 게 아니라 버드나무 가지에 매달린 물고기처럼 가만히 바라봐주는 그런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닐지 열심히 고뇌이며 추측해 보았다. 그리고 ‘내가 사랑한 귀신들에게’ 라고 쓰인 표현은 슬픔에게 방을 내어준다는 표현으로 받아들였다. 너무 다정해.. 따수워 엉엉 😭 4. <벽돌을 쌓는 사람들> 🧱 -> 그럼 나도! 나의 다정함을 누군가에게 건네줄 수 있을 때면 벽돌을 쌓아야겠다! 5. <여름밤의 캐치볼> 🏐 ->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여름이 발달하는 밤이었고’ 이 시가 제일 기억에 남음.. 와 진짜 이것 뭐예요? .. 캐치볼로 멀어짐의 이유와 관계들을 비유하는데 이거 진짜.. 표현 ㅁㅣ쳤다(Positive)! 그건 그거고.. 사랑하는 내 사람들아.. 우린 캐치볼 절대 죽어도 하지 말자 6.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 2020 > 🥵 ’둥근 얼굴로 선풍기가 나머지 세계를 기계적으로 돌아본다‘ 라는 표현 또한 생각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어 그저 신기할 뿐이다.. 😦✨.. 작가의 이런 참신한 표현에 무릎을 탁! 치며 감탄하고 갑니다.. 7. <여름의 모양을 따라 해보는 날> ☀️ 나 또한 여름의 기억으로 버려지는 날을 살아가고 있다. 여름을 다 살지 못했고, 뜨거웠던 만큼 허무한 폐허만을 사랑한 적도 있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여름은 온전히 여름으로 보내고, 우리는 비로소 또 다른 여름으로 맞이할 수 있으니 매년 다시 찾아오는 여름의 소중함을, 그 모양을 따라 걷는 우리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 8. <유령에게> 👻 보통 슬픔은 빨리 극복해야만 할 것 같은데 이 시에선 그렇지 않다. 슬픔을 환대한다. 지극히 인간적이고 지극히 따뜻해서 좋다. 9. <화단 이야기를 해보면요> 🗣️ 이도 저도 아닌 이방인의 삶을 살고 있는 나, 없는 소속감과 나라는 사람의 필요성,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의 원인이다. 그런 나에게 동질감을 주고 위로가 돼 주어 고마운 시이다.
P. 26-27 <나는 물에 잠겨 있다> 끝내 하지 못한 말들이 물고기떼처럼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P. 30-31 <아름다운 버드나무가지는 물에 잠겼네> 희미하게 버드나무 가지가 물속으로 내려온다. 아팠던 날들은 아직도 아프다. 버드나무 아래 벗어두고 온 신발은 아직 거기 있을까?
P. 36-37 <나는 버드나무가 좋아서> 내가 사랑한 귀신들에게 방 하나씩 내어주고서야 우리가 살 집을 지어봅니다. 이제 막 물속으로 잠기려는 잎사귀입니다.
P. 48-49 <벽돌을 쌓는 사람들> 그래도 쌓아간다는 건 좋은 일 같아 좋았던 날들을 기억하려는 마음 같아서
P.54 <여름밤의 캐치볼> 높은 포물선을 그리며 여름이 발달하는 밤이었고
P. 57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 2020> 둥근 얼굴로 선풍기가 나머지 세계를 기계적으로 돌아본다
P. 58-59 <여름의 모양을 따라 해보는 날> 감춘 것들을 아직 보여주지 않는 세계가 있을 뿐이고 우리는 그 세계를 끝내 만나지 못하고 동화는 그렇게 끝나겠지만 여름이 오고 다시 같은 기억으로 괴로워하다가 여름으로 버려질 테고 거의 정지 화면처럼 한없이 느리게 여름을 걸어가는 사람이 되겠지
P. 80-81 <유령에게> 비가 오면 비를 맞자 밤이 되면 밤을 맞고 벽처럼 서 있어 보자 비를 비라고 불러보았으니까 밤을 밤이라고 불러보았으니까 괜찮지 않으니까 우린 오랫동안 맨발이었으니까
P. 84-85 <좌판의 세계> 자꾸 기울어집니다 기울어짐에 기대어 살았습니다 그렇게 살아보십시오
P. 98-99 <화단 이야기를 해보면요> 내가 들어갈 방은 없는데요 그래도 난 기분이 좋아서 이방인으로 살아가요
P. 106-107 <크로키아> 물고기 뼈 같은 가지마다 얹힌 죄의 목록들을 하염없이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나를 부디 나무라지 마시길요
P. 108-109 <필로덴드론 레몬라임> 오래 쓰다듬은 것들은 사라지거나 살아지거나
P. 112-113 <화단에 손톱을 심어요> 병든 것들 옆에 나란히 누워보세요 사는 거같이 살아보는 게 소원이었으니 아무도 모르게 죽은 몸을 배웅합니다 배회합니다 내가 참여할 수 없는 동화입니다 생각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생각으로부터 더 멀리 물러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