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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4 (Sat)

그 후로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게 가장 두려울 것 같았고, 그것을 어떻게 해보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실명하는 것, 나는 여전히 그것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다.

사람이 사람에게 '나를 사랑하느냐'고 묻는 건 사랑이 어디론가 숨어버려서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그걸 만지고 싶어서일 텐데. 그걸 붙들고 놓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그냥 만지고 싶은 걸 텐데. 갖자는 것도, 삼켜버리는 것도 아닌, 그냥 만지고 싶은 것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은 넘쳐 보이지만, 지금 당장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금이 가 보인다. 넘치는 것은 사랑 때문이며 금이 간 것도 사랑 때문일 텐데 그 차이는 적도와 북극만큼의 거리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혼자 술을 마시는 작업'은 내 색깔을 지우는 일이기도 하다. 너무 많은 색깔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너무 많은 색깔을 이해하려 했으므로, 고로 나는 시끄러웠으므로 나를 이루고 있는 색들을 쫓아내고보자는 셈인 것이다.

살면서 모든 것을 털어놓아도 좋을 한 사람쯤 있어야 한다. 그 한 사람을 정하고 살아야 한다. 그 사람은 살면서 만나지기도 한다. 믿을 수 없지만 그렇게 된다. 삶은 일방통행이어선 안 된다. 루벤 곤잘레스처럼 우리는 세상을 떠날 때만 일방통행이어야 한다. 살아온 분량이 어느 정도 차오르면 그걸 탈탈 털어서 누군가에게 보여야 한다. 듣건 듣지 못하건 무슨 말인지 알아듣건 알아듣지 못하건 그것도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다 털어놓을 한 사람.

삿포로에 갈까요. 이 말은 당신을 좋아한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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