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린 작가님의 단편소설 모음집🤍
•시간의 궤적
한국에서 평범한 생활을 하다 프랑스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주인공과 언니, 해외에 정착한다는 것은 단순한 낭만을 넘어 현실적인 어려움과 외로움을 동반한다, 문화가 다른 공동체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불편함과 낯섦, 사랑과 현실, 그 사이에서 느끼는 복잡미묘한 감정들
•여름의 빌라
휴양지에서 관광객이 즐기는 풍경은 아름답지만 정작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은 빈곤하다, 한국인인 주인공은 이를 불편하게 여기지만 백인들은 아무렇지 않게 느낀다, 이 차이에서 오는 씁쓸함.., 인종과 계급차이,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불편한 현실
•고요한 사건
두 집단 중 어디에도 완전히 속할 수 없는 상황, 갈팡질팡, 하지만 이 상황은 현실적이다
•폭설
부모의 이혼 후 아빠와 함께 살며 느끼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 그리고 성인이 되어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의 어색한 거리감, 왜 엄마는 자식보다 자신의 사랑이 더 중요했을까, 엄마라고 해서 모든 걸 희생해야하는 거는 아닐까, 해결되지 않은 감정과 묵묵한 체념이 공존한다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포기한 어릴적 무용수의 꿈, 로망이었던 붉은 지붕의 집, 하지만 부서지는 집, 둘째를 낳고 전업주부가 된 나의 삶, 나의 삶은 모두 포기와 체념이었다
•흑설탕 캔디
어릴적 사랑했던 피아노, 언어의 장벽으로 대화가 쉽지 않지만 피아노 선율과 몇 가지 단어로 대화하는 할머니와 브뤼니에씨, 늙어서도 사랑을 하니 소녀가 된다
•아주 잠깐 동안에
주인공은 달동네에서 리어카에 세탁기를 싣고 가는 노인을 돕는다, 하지만 집에 임신한 아내가 기다리고 있어 서둘러 가려다 세탁기가 노인에게 떨어지는 사고가 난다, 몇 주 후 노인이 지병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노인은 정말 지병으로 돌아가셨을까? 혹시 내가 그 때 리어카를 빨리 끄려다 다쳐서 돌아가신 건 아닐까?, 본인이 빨리 귀가하고 싶어 리어카를 세게 당겼고, 그 순간의 부주의가 누군가의 삶을 앗아갔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섬뜩하게 다가온다, 그는 착한 일을 했지만 결국 자신의 안위와 편의를 더 중시했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딜레마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
첫사랑, 첫 입맞춤, 하지만 그 시절 사회적 시선 속에선 받아들여질 수 없다, 시간이 흐른 후 기억을 되짚으며 그때의 감정이 단순한 우정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는데
👼이 책은 각각의 단편소설들이 모두 깊은 여운을 남겼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것에 대한 생각과 함께 계급과 인종, 가족, 사회적 불평등, 사랑, 윤리 등 많은 것들을 아우르고 백수린 작가만의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점들이 돋보였다. 작가의 말 중 ‘나는 당신이 안온한 혐오의 세계에 안주하고픈 유혹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사랑 쪽으로 나아가고자 분투하는 사람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나는 이 여름, 그런 당신의 분투에 나의 소설들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줄 수 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라는 말이 마지막에 나온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과 다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때때로 서로를 질투하거나 시기하고, 심지어 혐오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해와 사랑이 그런 감정들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근데 작가님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 내 마음도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의 글이, 마음이 나의 생각과 닿아있다는 건 참 따뜻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