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파벨만스 보면서 집가는데
자꾸 아나(오버워치) 성우님이 시 낭독해주시는 게 너무 듣고싶어지는거임
그래서 그 시랑 성우님이 낭독해주셨던 유튜브를 계속 찾아보면서 왜 듣고싶어지는거지?하고 의아해했는데 (유튜브는 못 찾았음)
파벨만스에서 파벨만의 어머니가 오열하는 장면에서 알아채고 나도 계속해서 펑펑 울면서 집갔다...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던 것 같음...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