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키건은 영화처럼 썼고, 킬리언 머피는 책처럼 연기했다. (여기서 말하는 건 국어책을 읽듯 연기했다는 게 아니다)
키건은 특이하게 글을 쓴다. 활자가 그대로 느껴지는 것이 아닌 영상처럼 눈앞에 떠오른다. 글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이미지화하는 경우가 있다. 키건의 글은 그런 것이 아니다. 차원을 넘어서서 마치 4d 영화처럼 현실감각을 되살아나게 한다.
머피는 스토리텔링의 강자다. 3시간이나 되는 영화를 30분으로 압축해서 본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본 적 있는가? 머피는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배우이다. 그가 혼자 연기할 때는 그 스토리텔링이 더 잘 와닿는다.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이 아닌, 글 속의 등장인물로서 직접 인물이 되어 연기한다는 것이 아주 잘 드러난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컷씬 하나하나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현실 같은 책의 진짜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쏟았을지 여실히 느껴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