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공개 ・ 09.15 ・ 스포일러 포함

2026.09.14 (Mon)
어우 재밌다... 20~30%쯤 읽고 나서부터는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훅훅 넘기게 됨 470p 가량인데 크게 지루한 부분이 없는 것 같음 주의할 거라면 살생하고 먹는... 요소가 영원히 나옴 자세하게 반복적으로 후엔 식인까지도 나와 뮤지컬을 봣음+텍스트임+애초에 내가 비위가 약하지 않음이라 ㄱㅊ았지만 그래도 심해서 알고 보는 게 좋을 것 같음 뮤지컬을 보고 가장 궁금했던 게 '두가지 이야기를 제시한 이유'였는데 책을 읽고나니 후에 파이가 많이 얘기함 어차피 지나간 일이라면, 그 상황을 겪은 사람이 파이 밖에 남지 않았다면 살아남은, 그래서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자기의 기억 속에 그 일들을 조금이라도 나은 이야기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 같아 그래서 어느쪽이 더 나은 이야기 같냐고 물었겠지 남이 보기에도, 사실 여부는 제쳐두고, 어쨌든 전자의 이야기가 견디기 쉬우니,,, 파이가 리처드 파커를 정말 정말 사랑하는 게 느꼈어 그런데 후에 첫번째랑 두번째 이야기를 매치 시켰을 때 파이가 호랑이 자신인 걸로 나옴 .. 그치만 그게 허무하기 보다는 파이는 그 긴 시간 고립되어서도 자신을 잃지 않았고, 그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함 파이는 정말 강한 아이인듯 ... ㅈㄴ 대단하네 어케 햇지?
내 인생은 유럽 그림에 나오는 해골과 비슷하다. 나는 그것을 보며 중얼거린다. '사람을 잘못 골랐어. 넌 삶을 믿지 않을지 몰라도 난 죽음을 안 믿거든. 저리 가!' 해골은 낄낄대면서 가까이 다가오지만, 난 놀라지 않는다. 죽음은 생물학적인 필요 때문에 삶에 꼭 달라붙는 것이 아니다-시기심 때문에 달라붙는다. 삶이 워낙 아름다워서 죽음은 삶과 사랑에 빠졌다.
20~27p
리처드 파커는 쭉 나와 함께 있었다. 그를 잊어본 적이 없다. 보고 싶다고 해야 할까? 그렇다. 보고 싶다. 지금도 꿈에서 그를 본다. 주로 악몽이지만, 사랑이 얼룩진 악몽이다.
21p
정직하게 말해야겠다. 내가 참을 수 없는 것은 무신론자가 아니라 불가지론자다. 한때는 의심도 쓸모 있는 법. (…) 예수가 의심했다면 우리도 그래야 한다. 예수가 기도하며 분노에 찬 밤을 보냈으니. 십자가 매달려 '주여,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울부짖었으니, 우리도 의심해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우린 나아가야 한다. 의심을 인생철학으로 선택하는 것은, 운송수단으로 '정지'를 선택하는 것과 비슷하다.
53p
무신론자들이 죽어가면서 마지막으로 하는 말을 상상할 수 있다. "하얗군, 하얀색이야! 사-사-사랑! 아, 하느님!" 죽으면서 믿음이 생긴다. 반면에 불가지론자들이 정신을 놓지 않는다면, 메마르고 누룩 없는 사실주의'를 지탱할 수 있다면, 몸을 감싸는 따스한 햇살에 "뇌-뇌-뇌의 산소가 부-부족하군"이라고하리라. 마지막까지도 상상력 부족으로 더 좋은 이야기를 놓치고 말겠지.
101~102p
(…)내 종교행위가 반역죄라도 되는 듯이 내 부모님에게 일러바치는 인간들도 있었다. 이 마음 좁은 짓이 신에게 큰 보탬이라도 되는 것처럼.
113p
내 경험상 조난자가 저지르는 최악의 실수는 기대가 너무 크고 행동은 너무 적은 것이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된다. 게으른 희망을 품는 것은 저만치에 있는 삶을 꿈꾸는 것과 마찬가지다.
247p
신을 믿는 것은 마음을 여는 것이고, 마음을 풀어놓는 것이고, 깊은 신뢰를 찾는 것이고, 자유로운 사랑의 행위다. 하지만 때로는 사랑하기가 너무도 힘들었다. 때로는 내 마음이 분노와 절망과 약함으로 급속히 가라앉아서, 태평양 바닥에 처박힐 것 같았다. 거기서 다시 올라오지 못할까 두려웠다.
302p
어둠이 휘휘 젓다가 결국 물러갔고, 그때마다 신은 내 마음에 환한 빛으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계속 사랑하면 됐고.
303p
서투른 작별을 하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나는 일의 순서에 맞추어 형식을 차려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가능하다면, 일에 의미 깊은 모양새를 입혀야 한다. (…) 하지만 인생에서 일을 알맞게 마무리 짓는 것은 중요하다. 그래야만 놓아버릴 수 있으니까. 그러지 못하면 우리는 꼭 해야 했지만 하지 못한 말을 남기게 되고, 후회로 마음이 무거워진다. 작별 인사를 망친 일이 오늘날까지도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다.
410~411p
"단순한 것도 못 믿는다면, 왜 살아가고 있죠? 사랑이라는 건 믿기 힘들지 않나요?" "파텔ᆢᆢᆢ." "예바른 태도로 날 물먹이지 말아요! 사랑은 믿기 힘들죠. 어느 연인한테든 물어보세요. 생명은 믿기 힘들어요. 어떤 과학자한테든 물어보라구요. 어느 신자한테든 물어봐요. 믿기 힘들다니, 왜 그래요?" "우리는 그저 합리적으로 생각하려는 것뿐이에요." "나도 마찬가지에요! 매순간 이성적으로 따지죠. (…) 하지만 지나치게 이성적으로 굴면, 우주 전체에 목욕물을 끼얹는 위험을 감수하게 되죠."
427p
호랑이는 존재해요. 구명보트도 존재하고, 바다도 존재해요. 당신의 좁고 제한된 경험에 그 셋이 다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당신은 거기서 벌어진 일을 믿지 않으려는 거예요.
429p
"뭔가 말하면, 어쨌건 이야기가 되지 않나요?" (…) "무엇에 대해 말하는 것은-영어든 일본어든 언어를 사용해서-이미 창작의 요소가 들어 있지 않나요?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도 이미 창작의 요소가 있지 않나요?" "저ᆢᆢᆢ."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 안 그래요? 그리고 뭔가를 이해한다고 할 때. 우리는 뭔가를 갖다붙이지요. 아닌가요? 그게 인생을 이야기로 만드는 게 아닌가요?"
"그럼 말해보세요. 어느 이야기가 사실이든 여러분으로선 상관없고, 또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 증명할 수도 없지요. 그래서 묻는데요. 어느 이야기가 더 마음에 드시나요? 어느 쪽이 더 나은가요? 동물이 나오는 이야기요, 동물이 안 나오는 이야기요?"
그 여정의 끝에 만나게 되는 땅. 힘겹게 육지에 닿았으나 그 순간 다시 잃게 되는 무엇. 또다시 이어지는 삶. 정말 긴 여정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아름답다.
462p
09.18
인용 짱 길어
답글 3개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