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웃긴데 너무 슬펐어
솔직히 말할게
진짜 솔직히
근데 조금만 이따가 말할게 지금 눈물밖에 안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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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하영이 생각을 했다
하영이가 누구냐면 나의 가장 친한 친구고 작년 11월 22일에 죽은 이후 지금까지도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남겨진 사람으로서 익숙한 목소리들을 이 시집에서 보았다
너 그거 좋아했던 거 기억나지? 라는 물음이라든가… 그 동창은 이렇게 지낸다더라 하며 허공에 건넨 안부
혹시 방금 지나간 사람이 너였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생각들
나는 요즘 이렇다 웃기지 하고 중얼거리는 자조
진눈깨비가 내리던 장례식 날로의 회귀
내가 너를 제일 잘 안다는 단단한 자부심 같은 것들
그러나 죽은 친구의 목소리로 쓰인,
살아있는 친구들이 일상으로 돌아온 것에 기뻐하고, 자신을 기억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우리가 십이월을 따뜻하게 보내기를, 살아있음의 아름다움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같은 건
생각해본 적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