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 먼저 솔직한 감성을 이야기하자면 LIFE LOVER는 4.0 이상은 무조건 받을 만한 명반이 맞다.
앨범에서 뱃사공이 보여주는 인생망한 성범죄자 캐릭터(?)는 지금까지 한국 힙합 역사에서 본적없던, 독보적이고 특이한 캐릭터다. 뱃사공의 래핑과 플로우, 오토튠 활용은 Red에서부터 보여준 새로운 스타일에 완전히 적응한 듯 보인다.
허키시바세키의 비트는 이제는 뭐라고 말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지금의 청자들을 열광하게 하는지, 모든 음악인들이 갈망하는 몇 가지 비밀을 본인은 알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럼에도 나는 0.0을 줄 수 밖에 없다. 잘하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객관적인 지표를 항상 내려야 하는 것도 아니니까.
정말 너무 역겹다! 특히 뱃사공의 태도에는 정말 반성이 없다. 앨범을 듣고 있다보면 그 당당함에 금방 속이 안 좋아진다.
“좆까 자숙 안 둬 바둑”, “내가 누굴 죽였대 뭔 개소린지“, “성범죄자의 삶은 안 쉬워 근데 난 신선해 아직 안 쉬었어”, “난 어겼어 법 좆 됐을 때, 깨달았던 건 안 죽었음 돼“, ”왜 내가 죄인처럼 굴어야 돼 왜 내가 네 조언을 들어야 돼, 내비둬 한 번 더 들어가게 갈수록 배짱이 늘어나네“
나는 성범죄자야. 난 병신이지만 나는 당당해. 너넨 악플이나 달고 썩 꺼져. 뱃사공은 이렇게 외친다. 그렇게 말하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우리 사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죄를 형량과 거래해버리면 괜찮은 것인가? 강간할게요, 징역 20년 주세요. 해버리면 그만인 것인가? 그 사람은 20년 뒤에 나와서, 나는 죗 값을 치뤘으니 하나도 안 미안해도 된다. 이러고 다녀도 괜찮은 것인가. (오해가 있을 수 있어서 덧 붙인다, 뱃사가 강간을 한건 아니고 불법 촬영을 했다)
물론 사회가 그렇게 될 일은 없다. 평범한 사람들은 오히려 더 심한 낙인에 싸여서 분명히 본인에게 주어진 형량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으며 살 것이다. 물론 예외는 있다. 특히 자신이 사람의 마음을 쉽게 움직일 수 있는 예술가라면, 그것도 평범한 예술가가 아닌, 위대한 예술가라면 그에게는 예외가 있을 것이다.
뱃사공이 이 정도 앨범을 뽑았으니… 그의 가사처럼 그는 공연을 계속 매진시킬 것이고, 그는 어쩌면 페스티벌에도 다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그의 팬들은 인터넷에서 외치고 다닐 것이다. 뱃사가 무엇을 잘못했냐고.
도저히 그 꼬라지를 보고 있기는 힘들 것 같다. 정말 좋은 음반이지만…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한거니까. 나는 이렇게 뻔뻔한 앨범을 좋더고 떠들고 다닐 담력과 비위가 못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