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궁댕's
점수 분석
4.8~5

율의 시선
책
타인은 나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니, 어딘가 마음이 개운해졌다. 그럼에도 타인을 이해하려 애쓰고, 또 나를 이해해 줄 타인을 찾는 일은 그만둘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스스로를 이방인, 혹은 외계인처럼 느끼며 살아온 내게 큰 위로가 되어준 책. 마음이 지친 대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청소년문학 한 권이 아닐까... 👀 이도해보면 약간 데미안, 에반게리온 카오루 생각남 이런 캐릭터는 진짜 잘먹히는 듯 도해야 제발 잘 살고 철새처럼 돌아와주라 그리고 김지민이랑 안율이랑 사귀면 좋겠음ㅋㅋ 👀 안율한테 많은 부분 공감해서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음... 주지화(intellectualization) 방어기제, 사람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이유, 감정보다 조금 과장되게 행동하는 것, 이쯤되면 칭찬 한 번해줘야겠다고 계산하는 점, 스스로 정상적이지 않다고 여기는 점 등등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생각하는 방식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다. 작가의 말을 보니 본인을 많이 투영해서 만든 캐릭터가 안율이라고 나와있어서 작가 김민서에게도 흥미가 생겼다. 최근 심적으로 힘들면서 나와 타인에 대한 생각을 종종했는데 이 책이 약간이나마 답이 되어준 것 같았다. 👀 개인적인 이야기 얼마전에 친구랑 통화하면서 "사람에 대한 기대가 최근들어 더 낮아져서 이젠 실망도 크지 않다" 고 말했다. 친구는 "넌 원래부터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지 않았어?" 라며 물었다. 듣고보니 맞는 말이었다. 사람에 대한 기대가 원래도 크지 않았는데, 어느 부분에서 기대와 믿음이 줄어 들었는지 고민해보게됐다.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었는데, 이젠 그 사람에 나도 포함이 된 것 같아. 그래서 나한테 느끼는 실망도 전보다 줄어든 것 같애." 친구는 듣고 그런 슬픈 소리하지 말랬지만 말로 뱉고보니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나는 남다를 것 없는 인간이었다. 스스로에게만 엄격한 기준을 들이밀고 이런 이중잣대로 세상을 대하고 있었다는 건 알았지만, 다른 사람과 나를 얼마나 철저히 구분지어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사람을 온전히 나와 같은 사람으로 대해본 적이 있을까? 타인을 이해해보려한 적도 없으면서 모순적이게도 나 자신은 이해받길 원해왔다는 사실이 우스웠다. 이런 이기적인 욕심으로 최근에 망가뜨린 인간관계를 떠올려보게 되었다. 당시 회의감을 느꼈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싶어하지 않는다고. 나도 그렇고,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때 느낀 바를 지금까지 곱씹으며 더욱 냉소적으로 세상을 보게되었다. 그 냉소가 자신에게도 평등하게 적용되어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남과 같은 사람임을 똑똑히 인식하게해주었다. 이 단계까지 생각이 닿고, 한참을 심상이 다음 챕터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중에 《율의 시선》을 읽게 됐다. 책을 읽고도 여전히 나는 타인을 이해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라진 점은 깊은 좌절로 "누군갈 이해할 필요 없다"는 생각에서 "그럼에도 이해해보고자 노력하고싶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것이다. 드디어 한 챕터 넘어가게된 것이다. 안율과 북극성이 장례를 치뤄준 것처럼. 자연재해처럼 사람들의 악의와 미움 휩쓸려다닐 때, 쓸모있는 인간임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싶어했던 나의 지난 날에 장례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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